'오늘은 비가 안오나 봐'
아침에 눈뜨자 마자 던진 말인데 빗나갔다.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은 더 많은 빗방울들로 땅에 내려 오고 있었다. 처벅처벅 걷다가 음악소리에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들어섰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으로 온통 통유리로 되어있다. 여긴 사람도 없어서 음악 듣기도 좋고 가만히 책 보기도 좋다.
비가 와서 일까? 재즈음악으로 가게를 온통 채웠고, 울적한 나날을 보내는 나를 위해서 달콤한 허니 브래드와 커피를 주문했다. 학생도 사회인도 아닌 엄청난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나는 비가 오는 날이 무지 무지 싫다. 무거운 공기들이 나를 더 누르는 것 같으니까.
그런데 오늘 만큼은 비오는 걸 즐길 수 있었다. 괜히 화창한 봄날에 따뜻한 햇살에 나를 더 힘들게 하지 않으니까. 달콤함으로 울적한 마음도 달래고 가방에 뒤지니 엄청난 종이들이 있었다. 자기소개서며 회사 정보들까지 다 인쇄해서 들고있었다.
남들처럼 형광펜으로 용꼬리 용용~ 하면서 읽어가고 마음잡고 자소서도 써내려갔다. 몇번 공들여서 쓰고 맘에 상처도 받아서 또 쓸때면 짜증도 나지만 그래도 정성이 묻어 있다면 우리 대한민국 모든 기업의 인사과 분들이 잘 봐주지 않을까 해서 글자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았다.
오늘 만큼은 빗소리가 정겨웠다. 하늘이 나를 누르는 것 같지만 그 덕분에 마음도 가라 앉히고 해야 할 일도 잘 마무리 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