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 이영자 선생님한테 초대 받았던 그날.(사진 왼쪽 끝이 필자)
서면에서 아빠를 기다리면서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으신 분들의 발걸음을 보았다. 아빠를 기다리지 않아도 어디서 무엇을 할 지 알게 해주는 듯 했다. 하지만 아빠와의 약속이 있으니 기다렸다. 조금은 설레고 가서 무얼 할까 생각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빠를 따라 올라간 연구실에는 이미 차 학회를 위한 모든것이 다 준비되어 있었다. 아까 보았던 그 분들이 우리 두 사람을 맞이 해주고 있었다. 이미 몇분은 내가 누구인지 아시는 듯 아빠한테 한번더 확인을 하셨다. '박 선생님 딸' 몇년 전 부터 아주 익숙한 말이다.
서울 그리고 중국 말고는 이런 자리에서 차를 대접 받기는 처음이였다. 아니 어쩌면 내가 여태 대접 받았던 자리와는 또 다른 자리이기도 했다. 죽으로 속을 달래고 차를 한잔 주셨다. 소금과 함께 마시는 차라고 하셨는데 너무 많은 양에 혼자 소금물을 마실 수 밖에 없었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 보았더라면 다른 분들의 모습을 조금만 지켜 보았더라면 이런 실수는 없었을 텐데......
젊은이들의 입맛에 커피가 익숙해져 있고 달콤한 유혹을 벗어 날 수 없다. 커피전문점에서 나오는 째즈 음악과 커피를 마셔달라는 그 원두의 유혹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차 학회였다. 들어서면 몸과 마음의 긴장을 내려 놓는 은은한 차의 향기와 차음악. 요즘처럼 하루하루가 바쁘게 사는 현대인에게 한번쯤은 쉬어가게 하는 편안함을 주었다. 시끌벅적한 커피 전문점과는 달리 조근조근 소곤소곤해서 향도 즐기고 분위기도 즐길 수 있었다.
그래도 재미를 주었던 것은, 어딜가든지 이야기 소재는 비슷했다. 솔직히 어렸을 때 부터 궁금했던 것은 이런 자리에서 모여 나누는 담소는 어떤 것인지 꽤나 궁금했던 나에게 아주 쉽게 재밌게 해결을 해주었다. 다른 것은 없었다. 차를 마시면서 차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물론이거니와 요즘 어딜가서 무엇을 샀고 그곳에는 어떤 것들이 아주 좋다는 등등,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다이어트 이야기와 가족이야기 등을 하셨다.
혼자 '풋' 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 부터 너무 궁금했던 그것이 너무 쉽게 풀려 버렸기 때문이다. 좋은 경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의 나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88만원 세대 대한민국의 20대들에게 있어서 2-3시간만 있다면 투자해서 경험 할 만했다. 나 혼자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밖을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